5일 새벽 2014 동계올림픽 후보 도시들의 프리젠테이션이 열린 과테말라의 카미노 레알 호텔. 200여명이 넘는 방송·취재기자들이 호텔을 가득 메웠고 소치·잘츠부르크에 이어 3개 도시 중 마지막으로 최종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한 평창에 주목했다. 프레스 센터에 모인 내·외신 기자들은 화려한 프리젠테이션과 이성적인 설명과 이영희 할머니의 감동, 알베르토 톰바, 브리야 등 연이어진 깜짝 카드에 눈을 떼지 못했다. 평창의 프리젠테이션 순서 중간중간 박수소리가 들려왔고 마지막으로 이건희 IOC위원이 직접 단상에 올라 지지를 호소했다. 프리젠테이션이 마치자 외신기자들은 평창이 준비한 영상에 연신 "판타스틱, 원더풀"을 얘기했다. ◆모두를 웃고 울린 평창의 프리젠테이션 웅장한 북소리가 영상을 통해 전 세계로 퍼지는 모습과 다양한 한국의 문화, 자연등이 소개됐다. 뛰어난 영상과 전세계인들의 표정이 화면에 나오며 `유치` 자체에 목적을 둔 것 보다는 `진정한 세계인의 겨울축제`로 만들겠다는 평창의 메시지가 전해졌다. 한승수 유치위원장의 인삿말과 프리젠테이션 핵심 내용들을 보고하는 시간이 끝나고 평창의 첫번째 `히든 카드`가 나왔다. 바로 유럽 스키의 영웅 알베르토 톰바(40)가 영상에서 평창 프리젠터와 대화하듯 경기장들을 소개한 것. 순간 의원들도 의외의 구성과 톰바에 깜짝 놀랐다. 톰바는 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스키 2관왕을 하고 92년에도 대회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동계올림픽 영웅. 뛰어난 실력과 호감가는 외모로 여전히 유명세를 타고 있는 스키영웅이다. 일방적인 소개가 아니라 대화를 하듯 만들어 진 영상으로 뛰어난 IT기술과 아이디어가 돋보인 순간이었다. 이어 `다음 세대를 위한 올림픽`이라는 세션이 이어졌고 평창의 두번째 `깜짝 카드`가 나왔다. 한국이 지난 2004년부터 진행해 온 드림프로그램의 영상을 설명하고 이들 중 드림프로그램에 참가했고 이어 몰도바 국가대표로 동계올림픽까지 참가했던 소년 일리에 브리야(Ilie Bria·남 18)의 영상이 흘러나왔다. 이제 깜짝 카드 시간. 프리젠터 전이경 위원이 브리야를 불렀고 영상속에 나왔던 브리야가 단상으로 뛰어 올라왔다. 브리야는 단상에 나와 "평창의 드림프로그램으로 제 꿈인 올림픽 출전을 이뤘다"며 "저처럼 더 많은 친구들이 드림프로그램을 통해 꿈을 키워나가길 바란다"며 살아있는 증언으로 IOC위원들의 마음을 잡았다. 지금까지는 의외의 `깜짝` 카드였다면 한국의 비장의 무기가 이어졌다.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자극하겠다던 목표대로 이산의 아픔 속에 지난 2003년 돌아가신 이영희 할머니가 생전에 아들에게 남긴 머리카락과 마지막 편지가 공개된 것. 순간 장내는 적막감에 휩싸였고 위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노무현 대통령이 단상에 올라 한국 정부의 강력한 지지를 재확인했고 마지막으로 평소에 너무나 과묵한 것으로 알려진 이건희 IOC 위원이 단상에 올라 "이것이 두번재 도전이고 생애 가장 큰 도전이다"라고 말하며 동료 위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또 유창한 영어·불어실력으로 연설과 답변을 해낸 안정현 프리랜서 아나운서도 압권이었다. 한 유치위 관계자는 "IOC위원들이 다른 것 보다도 마지막에 이건희 위원이 단상에 직접 오른 것에 대해 깜작 놀란 표정이었다. 평소에 말이 별로 없던 이건희 위원이 직접 나와 평창 유치를 호소할 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국제스포츠행사 유치평가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게임즈비즈닷컴`도 "평창의 프리젠테이션이 가장 감동적이었다"고 평하며 "구체적인 내용이 다소 부족해 보이지만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의 말처럼 `인간적인 요소`가 투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창은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고 칭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