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의 기본을 제대로 익히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론서를 열심히 읽는 방법도 있겠지만, 현장에서 선배들이 체득한 생생한 경험을 전해듣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을 것이다. 이번호를 시작으로 1년 동안 계속될 이번 강좌에서는 재미없는 기술 이야기를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밌게 풀어보는 시간을 마련할 것이다. 그 첫회로 네트워크 엔지니어의 역할과 정의부터 짚고 넘어가자.



최성열 | 파이오링크 기술지원팀 팀장

스위치, 라우터만 잘 만지면 네트워크 엔지니어?
그렇다. 네트워크 엔지니어들은 스위치, 라우터를 어느 누구보다도 잘 만진다. 그리고 네트워크 엔지니어 대부분에게 그런 일들이 중요하다. 하지만 조금 다른 시각에서 생각해 본다면 지금부터 소개할 임무들도 네트워크 엔지니어에게 굉장히 중요한 요소들이다.
기술활동은 네트워크 엔지니어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기본 활동이다. 관련된 기술과 장비에 대해 많은 지식과 경험, 그리고 고객에 대한 신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성실성등이 여기에서는 중요하다. 이 부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므로 각자가 어떤 것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준비하기 바란다. 총을 쏴야 하는데 총알이 부실하면 되겠는가.
기술미팅은 아주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 중 하나다. 많은 엔지니어가 자기자신을 너무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때로는 아무 고민도 없이 불쑥불쑥 내뱉는 말이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소속된 회사를 가볍게 만들 수도 있다는 점 잊지 말자.


말 한마디가 다 망친다.
많은 엔지니어들이 기술 활동 외의 것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특히 말은 영업 하는 사람들에게만 중요하고 엔지니어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말은 엔지니어에게도 누구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엔지니어의 말 한마디에 따라 고객이 제품을 선택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엔지니어의 말 한마디에 심각한 장애도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가 있고, 아니면 회사가 수천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불해야 할 경우가 발생 할 수 있다. 부디 엔지니어 분들이여 말하는 기술에 대해 고민하자.
 

 교육/강의는 많은 엔지니어들의 주 업무에 포함된 경우가 있다. 현장 엔지니어가 하는 교육이나 강의는 이 세상 어떤 명강사가 하는 강의보다 유익하다. 하지만, 때로는 교육을 자신의 실력을 자랑하는 자리로 착각하는 이들이 있다. 교육은 교육생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에 대해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실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문서작성도 엔지니어에게 있어 중요한 기술 중 하나다. 엔지니어들이 가장 많이 작성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제안서다. 보통 제안서는 영업 부서나 마케팅 부서에서 작성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기술적인 요소가 많이 포함된 제안서의 작성을 그 일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기술 엔지니어가 참여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제안서 뿐만이 아니라 결과 보고서(BMT, 테스트), 장애 보고서 등은 그냥 단순히 해당 문서를 만들어내는데 그치는게 아니라, 이것을 읽는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똑같은 엔지니어에게 동일한 문서작성 임무가 주어진다해도 그 결과는 너무 천차만별이다. 이는 기술의 내공이나 단순 경력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차에 따라서 너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문서작성은 '무엇을 원하는지'와 '무엇을 말하려는지'가 포함되지 않으면 아무리 길고 화려하게 작성된 문서라도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은 종이에 지나지 않는다.




엔지니어 하다 안되면 뭐하지?
IT 엔지니어라는 직업에 대한 전망이 국내 현실에서는 그리 장미빛만은 아니다. 흔히들 선진국으로 일컫는 외국에서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외국 엔지니어들이 많다. 그들은 엔지니어로서의 전문성과 생활이 보장돼 있기 때문에 긴 수명을 유지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엔지니어를 제품 영업을 위한 부가적인 요소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다 보니 전문성을 확보하기 보다는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결국에 대한민국에서 유능하다고 일컬어지는 많은 엔지니어들이 종국에는 영업이나 한다는 말을 쉽게 한다.
영업은 회사의 생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니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국내 IT 영업의 현실은 때로는 기술집약적인 경우이면서 전혀 기술과 상관없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고 기술의 업무 특성은 전혀 배제된 상태에서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현장의 엔지니어들이 고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IT 현장에서 가장 이상적으로 꼽는 영업인 중 하나가 바로 기술을 겸비한 영업인이다. 흔히 기술영업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어설프게 엔지니어를 하다가 영업으로의 전향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짐싸들고 말리고 싶다. 이것은 적절한 시기에 방향을 바꾸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결국 그들은 지금 우리를 힘들게 하는 영업 담당자의 습성을 그대로 닮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언젠가 우리나라에서도 머리가 히끗히끗한 엔지니어가 네트워크 현장에서 문제해결을 하는 그런 진짜 베테랑 엔지니어를 만날 수 있는 현실이 오기를 기대한다.


잘 나가고 싶니?
속된 말로 잘 나가는 엔지니어란 어떤 엔지니어를 말하는 것일까?. 연봉이 많으면? 고가 장비들을 잘 만지면? 좋은 회사를 다니면?
물론 많은 이들이 연봉을 제일 먼저 꼽을 것이다. 사회 초년생이 연봉협상에서 단숨에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니면 하루아침에 헤드헌터에게 선택이 돼 몇배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면 당신에게 또 다른 능력이 있거나 행운이 따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좋은 경우는 연봉도 많이 받으면서 즐겁게 일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질문을 하겠다.
'(그림 5)의 그림에서 어느 부류에 속하고 싶은가요'





필자부터 대답을 하겠다. 당연히 '잘 나가는 엔지니어'이다. 독자들도 대부분도 그러리라고 의심치 않겠다.
그렇다면 앞에서 필자가 이야기한 여러 가지가 엔지니어의 몫이라고 믿기 바란다. 엔지니어가 단순히 영업에서 만들어 놓은 일들을 처리하는 단순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역량에 따라서 모든 것들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중요한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엔지니어가 가장 잘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자신감을 가지기 바란다.
이렇게 바뀌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다른 엔지니어들과는 다른 세계에 있는 바로 정상에 있는 사람이 돼 있을 것이다. 세상은 불공평한 것 같지만 때로는 노력하는 사람에게 댓가를 지불하는 공평성도 가지고 있다. 그 댓가가 고생하는 여러분들의 몫이 되기를 바란다.


잘 나가는 엔지니어가 되는 길


  ·무슨 일을 하던 '난 프로다'라는 생각을 가지자.
  ·항상 겸손하고 친절하라.
  ·내가 세상 기술 다 아는 것처럼 떠 벌리는 그런 바보는 되지 말자.
 ·틀려도 상관없다. 항상 자신 있게 하라.
 ·일의 결과만 보지 말고 과정도 중요하다는 점 잊지 말자.
 ·엔지니어는 장애와 같은 문제와 항상 함께 한다. 항상 침착해라.
 ·잘못은 인정해라. 세상에서 제일 미운 엔지니어가 자꾸 우기는 엔지니어다.
 ·외국어 한 가지 정도는 철저히 하자(나중에 한다고?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이다)
 ·첫 번째 고객을 만나는 자리라면 외모에 신경을 써라(첫 번째 고객을 만날 때면 항상 양복을 입는다. 고객은 그 모습을 항상 기억할 것이다. 그래서 들어간 돈도 많지만....)
  ·마지막으로 이런 모든일에 열정을 가지고 하자. 세상 다 산사람처럼 말하는 사람과는 두 번 다시 일하기 싫어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다.



아침 지하철을 탈때면 많은 사람들이 출근하느라 여념이 없다.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 머릿속에는 그냥 가야만 하기 때문에 간다는 생각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어서 가서 뭘 하고 어떻게 하고 잘 하고 싶은 생각보다는 가야 하니까 가고 어서 빨리 하루가 끝나기를 바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아마 그중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며, 오늘도 뭔가를 위해서 계단을 오르고 달릴 것이다. 이번 연재는 바로 그런 네트워크 엔지니어 초년생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한다. 언제든지 궁금한 점이나 이견이 있다면 연락해 주길 바라며, 다음호부터 필자의 본격적인 네트워크 사랑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출처 : http://www.it-bank.or.kr/cisco/main_1.htm

Posted by 김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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